제 목 | 이철수의 시 : 박웅현의 책은 도끼다에서 | ||
등록일 | 2023.02.02 | 조회수 | 1,242 |
마른 풀의 노래
염주끈이 풀렸다
나 다녀간다 해라.
먹던 차는
다 식었을 게다
새로 끓이고
바람부는 날 하루
그 결에 다녀가마.
몸조심들 하고
기다릴 것은 없다.
땅콩
땅콩을 거두었다,
덜 익은 놈일수록 줄기를 놓지 않는다.
덜된 놈. 덜 떨어진 놈.
놓지 못하는 놈은 덜 떨어진 놈이구나!
쾌도난마(快刀亂麻) : 어지러운 일들을 시원스럽게 처리하다.
사과
사과가 떨어졌다.
만유인력(萬有引力) 때문이란다.
때가 되었기 때문이지.
벚나무의 벚꽃이 피는 것은 지 노력이 아니라 봄이 왔기 때문이다.
가난한 머루 송이에게
겨우 요것 달았어?
최선(最善)이었어요.
그랬구나
몰랐어.
미안해.
감은사지(感恩寺址)에서 듣는다.
어찌 오셨는가
방금들 많이 다녀 가셨지...
흔하게 많이 오는 그 사람이신가?
이쁘기만 한데..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雜)'이라고 부르기 미안하다.
작은 선물
꽃 보내고 보니
놓고 가신
작은 선물
향기(香氣)로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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