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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무엇이든 쓰게 된다. by 김중혁-21
등록일 2023.01.13 조회수 1,004

우리는 우리가 잘난 줄 안다. 남자(男子)들은 자기(自己)들이 전부(全部) 운전(運轉)을 잘하는 줄 알고 군대(軍隊)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는 줄 안다. 우연(偶然)한 사고(事故)로 죽을 가능성(可能性)은 없다고 생각하고 텔레비전의 비극(悲劇)이 자신(自身)에게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재난(災難)이 생기면 그 중에서 살아남은 한 사람이 자신(自身)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自身)이 낳은 아이가 세상(世上)에서 제일 예쁜 줄 안다.

 

카메라에 우연(偶然)히 찍힌 자신(自身)의 모습에 충격(衝擊)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사진(寫眞)이 이상(異常)하게 나왔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나는 저렇게 생기지 않았는데... 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셀카를 찍는다. 셀카를 찍을 때는 자신(自身)이 가장 좋아하는 포즈를 취하며 좋아하는 표정(表情)을 짓고 좋아하는 각도(角度)를 선택(選擇)한다. 셀카를 찍고 초상화(肖像畵)를 그리는 이유(理由)는 그 모습이 우리의 진짜 모습이길 바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떤 사람은 타인(他人)의 시선(視線)에 자신(自身)을 맞춰 산다. 어떤 사람은 자신(自身)의 시선(視線)을 굳게 믿고 자신(自身)만의 삶을 산다. 어떤 삶이 낫다고 할 수 없다. 수많은 시선(視線)이 얽히고설켜 있다. 시선(視線)을 벗어날 수는 없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거울이기도 하다. 온몸이 거울이 되어 서로를 비추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自身)을 보기도 한다. 거울이 되지 않고 거울만 들여다볼 때 최대(最大)한 예뻐 보이려고 한다. 배를 집어넣기 위해 숨을 잠시 멈추고 까치발을 든다. 좋아하는 각도(角度)로 얼굴을 돌리고 고개를 치켜든다.

 

자신(自身)의 실체(實體)를 깨닫게 되는 날은 언제일까? 자신(自身)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은 인간(人間) 중 한 명일 뿐이란 사실을 깨닫는 날은 언제일까? 그런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 인간(人間)은 그렇게 대단한 존재(存在)가 아니다.

 

상대방(相對方)을 최대(最大)한 투명(透明)하게 바라보고 자신(自身)을 과장(誇張)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포장(鋪裝)하지 않고 바라보는 일이 대화(對話)의 시작(始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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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人間)은 대체 어떤 존재(存在)길래 우주의(注意) 비밀(祕密)을 밝혀내기 위해 수많은 것들을 밝혀내는 것일까? 은하(銀河)100조 개나 있다는 사실(事實)이 압도적(壓倒的)으로 머릿속을 지배(支配)하고 있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예 그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렇게 엄청난 크기를 생각하면 너무 흥분(興奮)되거나 동요(動搖)되어서 잠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세상(世上)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風景) 앞에 서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風景)이다. 이제 이 풍경(風景)을 뒤로 한 채 돌아서야 한다. 언제 다시 올지는 기약(期約)할 수 없다. 다시는 이렇게 아름다운 순간(瞬間)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게 흘러가 버릴 것이다. 인간(人間)은 본능적(本能的)으로 그걸 안다. 시간(時間) 속에 있는 사람은 그걸 안다. 지금이 자신(自身)의 삶에서 가장 슬픈 순간이라고 느낀다면 이전의 일들이 그토록 아름다웠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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