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걸으면 행복해지는 지리산(智異山) 둘레길 추천사 by 김종-3 | ||
등록일 | 2022.12.24 | 조회수 | 890 |
밤을 남몰래 밝히면서 자신만의 피나는 노력(努力)이 있었다. 세상(世上)의 오만(五萬)가지 사건(事件)을 그만의 프리즘을 투과(透過)시켜 똑같은 사실(事實)도 감동적(感動的)으로 써갔다. 배낭을 메고 둘레길 답사(踏査)를 하며 땀을 뻘뻘 흘리고 대자연(大自然)과 눈 맞추고 가슴을 맞대며 큰 걸음을 내닫는 그의 모습이 그려진다. 풀잎을 흔들고 가는 바람 소리까지 주저리주저리 엮어 글탑을 세웠다.
오만(五萬) : 퍽 많은 수량이나 종류(種類)
주저리주저리 : 너저분한 물건이 어지럽게 많이 매달려 있는 모양
내닫다 : 밖이나 앞으로 힘차가 뛰어가다.
작가(作家)는 첫사랑 같은 생(生)의 무지개길 둘레길을 걸으며 자신(自身)의 느낌을 한 땀 한 땀 바늘로 새기는 자별(自別)함을 보이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심장(心臟)의 박동(搏動) 소리를 수(繡)를 놓듯이 기록(記錄)하고 있다. 그의 걸음걸이 그래프를 보면 그가 걸었던 길의 곡선(曲線)이 잘 드러낸다. 무심(無心)코 걸었을 뿐인데 많은 걸음들이 모여서 능선(稜線)의 높낮이처럼 웅장(雄壯)하게 글탑을 쌓은 것이다. 둘레길에서 산과 물을 친구(親舊)삼아 자연(自然)과 언어(言語)를 도란도란 속삭인다. 때로는 무심코 걷는데 슬그머니 바람과 짐승과 새들이 동행(同行)하고 그들과 호흡(呼吸)소리와 동행(同行)하던 때가 그리 좋았다. 생(生)의 휴식(休息)처럼 다가온 자연(自然)이 좋아서 걷고 또 걷고... 그의 끈기와 열정(熱情)이 없으면 불가능(不可能)한 일이었다.
무심코 : 아무런 뜻이나 생각이 없이
능선마루 : 능선의 마루
능선 : 산등성이를 따라 죽 이어진 선
자별(自別)하다 : 남다르고 특별하다. 친분이 특별하다
기행(紀行)은 늘 산(山)의 높이와 물의 깊이가 한 소쿠리에 담기는 대화엄(大華嚴)이다. 둘레길은 순례자(巡禮者)처럼 때로는 뙤약볕도 폭우(暴雨)도 풍설(風雪)도 동반(同伴)하는 도상(途上)에서 아랑곳없이 이들을 감내(堪耐)하는 일이 다반사(茶飯事)이다. 산수(山水)와 인간(人間)을 늘 한자리에서 어떻게 아우를 것인가를 궁리(窮理)하면서 걷는 여정(旅程)은 멋스러움을 좆아 며칠간의 품을 파는 단순(單純)한 낭만(浪漫)의 길이 아니다. 날것의 본능(本能)으로 오체투지(五體投地)의 열정(熱情)으로 기어이 최종(最終) 기착지(寄着地)에 이르렀다.
기착지(寄着地) : 목적지로 가는 도중 잠시 들리는 곳
항다반사(恒茶飯事) : 예사로운 일, 늘 있는 일
자연(自然)에 들어 움막과 정자(亭子)를 짓고 그 속에서 시(詩)를 읊고 제자(弟子)들을 기르고 문학(問學)과 역사(歷史)와 철학(哲學)을 논(論)하고 잘못된 정치(政治) 현실(現實)을 논박(論駁)하던 우리네 선인(先人)들의 모습이다.
좋아서 걷고 또 걷는 길이지만 그늘 한 점 없는 제방(堤防) 둑길을 걸으면 숲으로 난 길이 아닌 것을 투덜댔다. 가도 가도 이어지는 무덥고 험한 길을 그저 가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걷는 둘레길 보행(步行)이 결코 녹록(碌碌)한 길만은 아니었다.
피로(疲勞)가 몰려오는 저녁 시간(時間)에는 선물(膳物) 같은 불빛이 그리웠을 것이고, 별무리처럼 돋아나는 휴식(休息)에 감사(感謝) 기도(祈禱)를 올렸다. 오솔길이 많은 나라는 철학자(哲學者)가 많다고 한다. 그런 이유(理由)로 독일(獨逸)은 유독(惟獨) 많은 철학자(哲學者)를 보유(保有)한 나라다. 길을 걷은 일은 그만큼 명증(明證)하고 웅숭깊게 사람의 영혼(靈魂)에 다가가고 분위(奔慰)의 울림을 얻는다.
유독(惟獨) : 많은 가운데 홀로, 오직 홀로 두드러지게
명징(明澄) : 깨끗하고 맑은
웅숭깊다. : 생각이나 뜻이 크고 넓다.
녹록(碌碌)하다 : 만만하고 호락호락하다.
호락호락하다. : 만만하여 다루기가 쉽다.
분위(奔慰) : 달려가서 위로의 인사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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