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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무엇이든 쓰게 된다. by 김중혁-4
등록일 2023.01.01 조회수 750

글을 쓸 때의 제한(制限)과 제약(制約)이 나를 완성(完成)시키기도 하고 동시(同時)에 나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한정(限定)된 분량(分量)의 제약(制約)이 있기에 내가 쓰고 싶은 내용(內容)을 절제(節制)할 수 있고 정확(正確)히 알 수 있다. 글을 쓰면서 분노(憤怒)나 감정(感情)을 억제(抑制)하고 문장(文章)을 정제(整齊)하고 다듬고 고쳐나가야 한다. 최고점(最高點)과 최저점(最低點)을 제외(除外)하고 평균(平均) 점수(點數)를 내는 심사위원(審査委員)처럼 거친 생각이나 추억(追憶)에 젖은 감성적(感性的)인 내용(內容)들은 지워버려야 한다.

 

분노(憤怒)를 가감(加減)없이 드러내어 솔직(率直)하다면 무조건 좋은 것일까? 너무 자제(自制)하고 다듬으면 나의 생각을 전달(傳達)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질문(質問)에 스스로 답()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 글은 결코 완벽(完璧)할 수가 없다. 어떤 문장(文章)은 제외(除外)되고 어떤 문장(文章)은 추가(追加)된다. ‘실제(實際)의 나글 쓰는 나의 대립(對立), ‘글 쓰는 나상상(想像)의 나가 대립(對立)한다. ‘상상(想像)하는 나는 무조건 쓰라고 말하지만 글 쓰는 나는 자꾸만 멈칫하며 되묻는다. 이번에 쓰지 못한 것은 다음에 쓰면 된다. 잘못 쓰인 글은 고치면 된다. 글쓰기는 쉽게 끝나지 않는다.

 

소설(小說)을 쓰는 가장 큰 이유(理由)는 마지막 단어(單語)를 쓰고 난 후()4시간(時間) 30분을 위해서일 때다.”라고 말하는 작가(作家)도 있다. 소설(小說)이 끝나도 이야기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멍하니 마지막 문장(文章)을 쳐다보고 있다. 세상(世上)에 없는 독창적(獨創的)인 이야기를 창조(創造)한 것이다.

 

()을 읽을 때의 감각(感覺)은 오직 책()을 읽을 때만 살아난다. ()을 읽을 때만 맡을 수 있는 산뜻하고 알싸하기도 한 책()의 향기(香氣)가 따로 있다. ()을 처음 읽을 때는 미로(迷路)를 헤매듯이 읽지만 한 번 더 읽을 때는 방향성(方向性)을 지닌 탐구(探究)가 된다. 뭔가를 찾아 손에 넣고자 하는 욕구(欲求)가 생긴 것이다. ‘이 느낌이었지.’라는 감탄(感歎)과 함께 독서(讀書) 감각(感覺)이 살아난다. 글자들이 춤을 추고 문단(文段)들이 길을 만들고 종이가 부풀어 오른다.

 

()을 읽을 때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部分), 이해(理解)가 잘되지 않는 부분(部分)은 색연필(色鉛筆)로 줄을 긋는다. 감동적(感動的)인 문장(文章) 또는 외우고 싶은 단어(單語)나 문장(文章) 등을 표시(表示)하는 것이다. 이해(理解)하기 어려운 문장(文章)에도 줄을 긋는다. 이렇게 하면 성취감(成就感)을 얻는 독서(讀書)가 된다. 그리고 다시 읽으면 방향성(方向性)과 의도(意圖가 생긴다.

 

나는 실패(失敗)했고 실패(失敗)할 것을 알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글 쓰는 일 말고는 할 일이 없다. 일상(日常)에서 경험(經驗)하고 행복(幸福)하고 슬퍼하고 당황(唐慌)하고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던 일들을 글로 쓰는 것이다.

 

글을 쓰려면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읽은 책()을 다시 읽으면 이미 읽었기 때문에 더 깊이 들어갈 수 있고 더 풍요(豐饒)롭게 읽을 수 있다. 새 책()을 적게 읽고 읽은 책()을 더 많이 읽어야 한다. ()을 다시 읽어 더 많이 알게 되면 모르는 게 더 많아질 수 있다. ()을 읽으면 머리에 지식(知識)이 가득 찬 희열(喜悅)을 맛볼 때가 있는데 그때가 가장 위험(危險)한 순간(瞬間)이다. ()에서 읽은 것을 세상(世上)에서 써먹고 싶어 좀이 쑤셔도 내가 진짜 아는 것인지 스스로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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