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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무엇이든 쓰게 된다. by 김중혁-23
등록일 2023.01.13 조회수 870

나의 시에게 by 비스와바 시모르스카

 

가장 좋은 경우(境遇)

네가 꼼꼼히 읽히고

논평(論評)되고 기억(記憶)되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좋은 경우(境遇)

그냥 익히는 것이지

 

세 번째 가능성(可能性)

이제 막 완성(完成)되었는데

곧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

 

그리고 또 하나의 가능성(可能性)

미처 쓰이지 않은 채 자취를 감추는 것이다.

 

제 자신(自身)을 향해

흡족(洽足)한 어조(語調)로 뭐라고 웅얼대면서...

 


철학자(哲學者) 데이비드 흄은 65살에 자신(自身)이 곧 병()으로 죽을 것이라는 사실(事實)을 알고 짧은 자서전(自敍傳)을 썼다. 이제 나는 빠르게 사멸(死滅)할 것이다. 그동안 질병(疾病)으로 인한 통증(痛症)은 거의 없었다. 육신(肉身)은 병약(病弱)해지는데도 기상(氣像)은 한 순간(瞬間)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더욱 열성적(熱誠的)으로 공부(工夫)했고 더욱 유쾌(愉快)하게 사람들을 만났다.

 

뇌신경학자(腦神經學者) 올리버 색스는 나는 운 좋게도 80을 넘길 때까지 살았다. 일과 사상(思想)에서도 풍요(豐饒)로운 시간(時間)이었다. 나는 성격(性格)이 온건(穩健)하고 성질(性質)을 잘 다스리는 편이다. 개방적(開放的)이고 사교적(社交的)이고 쾌활(快活)하고 유머가 있다. 애착(愛着)을 느낄 줄 알지만 앙심(怏心)은 거의 품지 않는다. 어떤 열정(熱情)에 대해서든 대단히 절제(節制)하는 사람이다.”

 


스티브 잡스는 죽음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천국(天國)이 있다고 믿는 사람도 죽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래도 죽음은 우리 모두에게 닥치는 운명(運命)이다. 누구도 피할 수 없다. 죽음은 삶이 만들어낸 최고의 유용(有用)한 발명품(發明品)이다. 죽음은 삶을 변화(變化)시키는 원동력(原動力)이다. 죽음은 오래된 것이 새로운 것에 길을 터주는 것이다.”

 

자신(自身)이 곧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어떤 마음으로 죽음을 받아들일까. 죽음이라는 개념(槪念)을 스스로에게 어떻게 납득(納得)시킬 수 있을까. 죽음은 그냥 모든 게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게 아닐까. 죽음은 카메라 페이드 아웃과 같다. 모든 게 조금씩 희미해지다가 완전히 암흑(暗黑)으로 바뀔 것이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쉽지만 죽음 앞에서 품위(品位)를 지키기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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